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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0월, 2009

시대를 앞서간다고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닌텐도

2009/10/31 1개의 댓글

요즘 앞으로의 대세 가전제품 중 하나가 3D TV가 될거라는 예상이 많이 있습니다.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구요. 일부 전용극장에서나 볼수 있었던 이런 신기한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실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참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tv는 아닐지라도, 이미 15년전에 3d 그래픽 제품을 시장에 직접 내놓았던 기업이 있습니다. tv는 지금에서야 3d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10년도 훨씬 전에 이런 기기를 만들어 팔았더니 대단한 안목 아닙니까?

그 대단한 안목의 기업은 과연 어디일까요? 바로 그 유명한 게임제국 ‘닌텐도’ 되겠습니다.

1995년에 발매된 3D 그래픽 기기. virtual boy 사진저작권)위키디피아

그냥 3d도 아닙니다. 무려 ‘휴대용’입니다. 굉장하죠? 마치 미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모양 아닙니까! 이 게임기를 쓰면 그야말로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할수 있을듯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랬을까요?

버츄얼 보이 게임 화면들. 실제 게임화면과는 차이가 있음.

버츄얼 보이 게임 화면들. 실제화면과 차이 있음. 원 사진 저작권은 http://www.cinemassacre.com에 있음.

…카메라로 찍기 위해 한쪽 화면(실제로는 3d 특수안경을 쓰듯, 양쪽 눈에 보이는 화면이 뿌옇게 갈라져 겹쳐보임)만을 본 것입니다만, 아무리 15년전의 그래픽임을 감안하더라도 ‘눈’이 굉장히 피로할 듯 하고, 이런 것을  실외에서 쓰고 있으면 외계인 취급받으면서 하고 싶었을까요? 실제로 이 버츄얼보이를 리뷰한 ‘ The angry video game nerd’는 이 기기를 설명한 동영상에서 연신 이렇게 외칩니다.

‘shit!’shit!’shit!’shit!’shit!

게임 소프트 자체는 괜찮은 것들이 많았습니다만, 차라리 일반 게임보이나 컴보이로 나온게 더 좋았을 듯 합니다. 가상현실은 커녕 3d 느낌을 수박겉핡기 식으로 흉내만 낸 이 제품은 결국 이듬해 단종되고 마니까요.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선점하려한 시도는 좋았습니다만, 기술력을 생각도 안하고 어설프게 이름만 거창하게 붙인 게임기에게는 그이상은 무리였던 거죠. 결론적으로 이 아이템은 실패했습니다.

지금 보면 저런 기술력으로 3d를 표방한 것 자체가 우숩습니다.  저런 삽질 아이템을 몇번 실패하다보면 기업이 망할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신기한건 닌텐도는 이것말고도 이것저것 많은 시도에서 실패를 겪었단 것입니다.

사실 닌텐도란 회사 자체는 사업아이템을 고르는 안목만큼은 정말이지 ‘혁신’ 그 자체입니다.

원래 화투를 만들던 닌텐도란 회사를 지금의 엄청난 게임제국으로 확장시킨 3대 회장 야마우치 히로시 회장이 기업을 상장 시킨 후 내놓은 첫 제품은 화투도 아니고, 카드도 아니고, 장난감도 아닌 ‘즉석 쌀밥’이었습니다.

rice

닌텐도는 까마득한 옛날에 이미 즉석쌀밥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즉석 쌀밥이 히트치기 시작한게 제 기억에 2천년도 전후즈음이니까, 수십년 전에 이미 즉석 쌀밥을 만들어 낸것은 정말 경악할만한 생각이죠. 그러나 그 경악할만한 아이템은 그 시기에는 별로였는지 역시나 실패합니다.

이후 장난감 등 이것저것 사업을 확장해나가다가, 80년대에 게임기 ‘패미컴’(한국에선 컴보이)이 히트치면서 닌텐도는 급성장합니다. 그 힘이 어느정도였는지 일본게임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독재적인 권력을 휘두를 정도였고, 닌텐도의 정책에 반하거나 싫은 소리를 내는 게임회사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긴 일본가정의 3분의 1에 패미컴이 보급될 정도였으니 닌텐도의 파급력이 어느정도였을지 능히 짐작하게 합니다.

그런데 또다시 주목할만한 사실이 있는데, 닌텐도의 야마우치 회장은 닌텐도를 출시하면서 불필요한 기능을 하나 넣어놓은채로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야마우치의 트로이목마’로 불린 이것은 개발당시부터 패미컴에 끼어졌는데, 훗날 홈뱅킹과 증권서비스를 가능케 해주는 커넥터가 바로 그것입니다.

패미컴

이미 20여년전부터 홈네트워크를 염두에 뒀던 게임기 패미컴

우리가 실생활에서 인터넷 홈뱅킹과 증권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한게 언제였을까요? 90년대 중반까지도 많이 없었고, 본격적인건 역시나 2천년 전후부터였을 겁니다.  가정용 게임기에서 네트웍을 지원하기 시작한것도 요 근래 몇년 사이입니다. 그런데 닌텐도의 야마우치 회장은 80년대 닌텐도를 개발하면서부터 이러한 본격 홈네트워크를 구상하고 미리 대비했던 것입니다. 이 커넥터 덕분에 통신용 어뎁터만 따로 구입하면 패미컴은 훌륭한 가정용 네트워크기가 될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이 홈네트워크 계획은 실패하고 맙니다. 일본 가정 3분의 1에 보급된 패미컴의 양에 비해 통신용 어뎁터는 달랑 13만개만 팔려나갑니다.  이 원인은 패미컴이 가진 제품시장의 특성 때문인데, 애들 게임기로 사다놓은 게임기로 흔히들 ‘어른’의 세계로 알려진 증권서비스등 첨단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뭔가 컨셉이 안 맞는다는 거죠.

이렇듯 닌텐도의 아이템중 실패한 사례는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실패들은 지금 보자면 약간 의아합니다. 그때당시 분명 시장의 변화를 미리 정확히 예측하고 무서울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템을 집어냈는데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말았으니까요.  굳이 보자면 닌텐도 측의 실패 원인은 크게 2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1.  혁신적인 아이템을 실제로 구현하는 기술력이 모자랐다.

2.  마케팅의 실패(시대를 너무 앞서가 니즈 설득에 실패하거나,  본래 제품 컨셉에 가로막힘)


사실 닌텐도 말고도 휴대용 1인 자동차 등과 같이 시대를 앞서 나갔던 제품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템과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이 있더라도, 결국 기술력과 마케팅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란 얘기지요. 너무 앞서나가 사용에 거부감을 일으키거나 구현한 기술이 현실적으로 써먹기 곤란한 수준의 제품은 상품화 하나마나~

즉, 앞서가는 사업 아이템이 앞서가는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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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 좀 덧붙이자면, 이런 닌텐도의 혁신적인 사업아이템이 마냥 실패란 소리는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는 실패나 다름없지만 ‘파워글로브‘란 아이템은 지금 닌텐도의 주력게임기 ‘위’의 리모컨의 시조라 볼수 있고(비록 닌텐도 측이 직접 개발한건 아니지만, 야마구치 회장이 보고 먹힐만 하다고 판단했으니까 정식라이센스를 줬겠죠) 홈네트워크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지금 차세대 게임기 전기종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쌀밥이나 3d 그래픽 기기도 따로 말할 필요가 없죠.

카테고리:망한 사례 태그:,

동기유발 과학의 놀라운 힘

2009/10/11 댓글 끄기

오늘 소개할 동영상은 자막한글화가 된 TED 동영상 중 하나입니다.

후후 영어 원문만 보는 것보다 한글자막이 이해가 빨리빨리 되지 않겠습니까? 한글화해주신 분에게 고마움을 표시합시다~아, 덤으로 TED의 자막방송을 워드프레스에도 띄울수 있도록 힘써준 그 누군가(?)에게도 고마움을….

view subtitles를 선택해  ‘korean’을 선택해줍시다. 기본은 꺼져있습니다.
띄어쓰기용. 우클릭 드래그시 무시하세용

자,  Dan Pink는  그 유명한 ‘촛불 실험(THe Candle Problem)을 시작으로 동기유발과학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촛불실험이 어떤 실험인지는 변지석 교수님의 관련포스트  Functional Fixedness – Candle Box Problem을 참고합시다.

Dan Pink는 동영상에서 이러한 실험예들을 이야기하면서 기존의 정설적인  문제해결과 인센티브와의 관계를 재정립합니다.

띄어쓰기용. 우클릭 드래그시 무시하세

동영상 다 보기에는 너무 바쁘다~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내용을 정리하자면

-프린스턴 대학 Sam Glucksberg이 인센티브의 힘을 실험했는데, 금전적 보상(상위 4분의 1은 5달러, 20달러…)을 약속한 팀이 시간이 더 걸렸음. 촛불문제 역시 동일하게 적용.

-경제학자 Dan Ariely와 세명의 동료가 MIT 학생 대상으로 실험에서, 기계적인 문제는 큰 보상이 유효했으나 인지적이고 창의적인 문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음.

즉 보상이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이러한 인센티브는 창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오히려 방해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상의 실험등에서 엿볼수 있는, 앞으로의 비즈니스  운영 시스템의 세가지가 주요 중심 요소로
주도성 -AUTONOMY
전문성 – MASTETY
목적 – PURPOSE

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을 잘 활용한 예로써

Atlassian 호주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Atlassian의 아이디어 미팅날인 fedex day
(구글의 20/80 과 비슷함. 택배회사와 관계없음)

결과만 내면 되는 작업 환경 (results only work environment) ROWE

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ROWE나 동기유발 과학에 대해선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조사해 따로 포스트를 써야겠씁니다만, 인간의 심리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야말로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란 사실을 알 수 있기에는 본 포스트의 동영상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을 달달 볶는다던가 금전적 인센티브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 할수 없음을요!

Q 혹은 E. 이마에 써보기

2009/10/04 댓글 끄기

Q나 E자를 자기 이마에 손으로 써봅시다.

아무거나 자기 마음에 드는 걸로,  아무 조건이나 망설일 필요없이 마음 내키는대로 이마에다 써봅시다.

이건

칸벌리기용

글자입니다.

혹시나

우클릭 드래그로 긁었다면

신경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

………………………………….

…………………………………………..

………………………………………………….

다 쓰셨나요?

이건 사실 눈치 있는 분은 눈치챌만한 간단한 심리 테스트입니다.

Q나 E나 어떤 문자를 썼는지는 상관없습니다.

wiseman의 저서 ‘괴짜심리학’에서는 Q를 썼고, EBS의 심리테스트에서는 E를 썼습니다. 차이는 없습니다. 원리는 동일하니까요.

공간띄우기용 문자

중요한 건 그것을 어느 방향으로 썼느냐가 중요하죠.

즉 이 문자들을 자신이 보는 방향으로 쓰느냐, 아니면 3자가 보는 방향으로 썼느냐가 중요한 차이입니다.

head

다른 사람의 관점(윗 그림의 왼쪽)으로 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입니다.

괴짜심리학에서는 격하게도(?) 남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거짓말을 망설임없이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사실 그정도 해석은 비약수준일 것 같고,  의식-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성격이라고 이해하면 맞다 할 수 있을 겁니다.

EBS의 설명 수준도 그정도입니다.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한다는 것이지요. 남을 의식하고, 남에게 맞추는 쪽을 선택하는 성격이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는 해석은 아닐 겁니다.

반대로 자신의 관점(윗 그림의 우측)으로 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야 어찌됐든 자신의 관점과 기준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남이 어떻게 보든 자신이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좋게 말하면 줏대 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자칫하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 난감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수도 있습니다.

자, 당신은 어떤 유형입니까?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는 나의 기준이 중요한 사람인가요?